공공기관에서는 늘 문서를 형식에 맞춰 기안해야 한다. 오탈자 뿐 아니라 자간, 장평 등 이해되는 이유 없이 따라해야 하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기본적으로 공문서 양식이 공지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보고 따라하면 크게 문제 없지만, 막상 작성하다 보면 빼먹거나 틀려서 지적받는 경우가 있다. 훌륭한 선임이나 사수를 만나 잘 배우면 문제없지만, 대개 가혹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내용이 글에 잘 정돈되어서 작성하기가 서툴다보니 많은 지적과 가르침이 난무하곤 하지만, 황당하게도 띄어쓰기때문에 곤란에 겪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까지 챙겨야 하나요?"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인류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사항을 공유하는 논문이나, 오늘 무엇을 살지 고민하게 하는 광고지와 달리 작성한 사람보다 글을 읽을 시간이 부족한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빠르게 보여주기 위해서 작성한다.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말하는 문서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 원하는 단어들이 정확한 위치에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작성되어 있는 문서들은 글자체, 글자크기, 글줄사이와 글자사이까지도 따지게 된다.
인간공학 관점에서 볼 때 공문서는 문자 기반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며 사용성에 특화되어 있다. 가독성이 높은 시각적 구성을 위해서 대개 공공기관들은 글자체와 글자크기들이 지정되어 있다. 또한 글줄사이(장평)와 글자사이(자간)는 거슬리지 않는 수준에서 적당히 조절해서 쓸 수 있다. 이런 요소들 중에 특히 항목의 구분을 위한 표시 기호, 위치와 띄우기를 지정하고 있기까지 하다. 아래의 행정업무 운영편람 내용을 보자.
마. 항목의 구분
1) 항목의 표시
문서의 내용을 둘 이상의 항목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으면 다음 구분에 따라 그 항목을 순서대로 표시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 ○, –,∙등과 같은 특수한 기호로 표시할 수 있다.
2) 표시위치 및 띄우기
구분 항목 기호 비고 첫째 항목
둘째 항목
셋째 항목
넷째 항목
다섯째 항목
여섯째 항목1., 2., 3., 4., ...
가., 나., 다., 라., ...
1), 2), 3), 4), ...
가), 나), 다), 라), ...
(1), (2), (3), (4), ...
(가), (나), (다), (라), ...둘째, 넷째, 여섯째 항목의 경우, 하., 하), (하), 이상 계혹되는 때에는 거., 거), (거), 너,. 너), (너)로 표시
가) 첫째 항목기호는 왼쪽 처음부터 띄어쓰기 없이 바로 시작한다.
나) 둘째 항목부터는 상위 항목 위치에서 오른쪽으로 2타씩 옮겨 시작한다.
다) 항목이 한줄 이상인 경우에는 항목 내용의 첫 글자에 맞추어 정렬한다.
라) 항목기호와 그 항목의 내용 사이에는 1타를 띄운다.
마) 하나의 항목만 있는 경우에는 항목기호를 부여하지 아니한다.
※ 2타(⋁⋁ 표시)는 한글1자, 영문∙숫자 2자에 해당함
수신⋁⋁○○○장관(○○○과장)
(경유)
제목⋁⋁○○○○○
⎯⎯⎯⎯⎯⎯⎯⎯⎯⎯⎯⎯⎯⎯⎯⎯⎯⎯⎯⎯⎯⎯⎯⎯⎯⎯⎯⎯⎯⎯⎯⎯⎯⎯⎯⎯⎯⎯⎯⎯⎯⎯⎯⎯⎯⎯⎯⎯⎯⎯⎯⎯⎯⎯⎯⎯⎯⎯⎯⎯⎯⎯⎯⎯⎯⎯⎯⎯⎯⎯⎯⎯⎯⎯⎯⎯⎯⎯⎯⎯⎯⎯⎯⎯⎯⎯⎯⎯⎯⎯⎯⎯⎯⎯⎯⎯⎯⎯⎯⎯⎯⎯⎯⎯⎯⎯⎯⎯⎯⎯⎯⎯⎯⎯⎯⎯⎯⎯⎯⎯⎯⎯⎯⎯⎯⎯⎯⎯⎯⎯⎯⎯⎯⎯⎯⎯⎯⎯⎯⎯⎯⎯⎯⎯⎯⎯⎯⎯⎯⎯⎯⎯⎯⎯⎯⎯⎯⎯⎯⎯⎯⎯⎯⎯⎯
1.⋁○○○○○○○○○○○
⋁⋁가.⋁○○○○○○○○○○○
⋁⋁⋁⋁1)⋁○○○○○○○○○○○
⋁⋁⋁⋁⋁⋁가)⋁○○○○○○○○○○○
⋁⋁⋁⋁⋁⋁⋁⋁(1)⋁○○○○○○○○○○○
⋁⋁⋁⋁⋁⋁⋁⋁⋁⋁(가)⋁○○○○○○○○○○○
2.⋁○○○○○○○○○○○○○○○○○○○○○○○○○○○○○○○○○○○○○○○○○○○○○○○○○○○○○○○
○○○○○○○○○○
이렇게 항목의 구분을 위한 표시방법, 위치와 띄우기는 글자들의 정렬이 큰 영향을 미치고, 정렬된 글자는 가독성에 크게 영향을 주게 된다. 잘 지키면 공문서 안의 글들의 층위가 한 눈에 보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들이 중요한 것과 그것의 아래단계들을 바로 파악하기 좋다. 이런 것들이 이렇게까지 챙겨야 하는 이유들이 된다.
이외에 작성된 공문서가 훌륭해서 이를 봐야하는 사람이 정확하게 의미를 이해한다면 유용하게 사용된 것이고, 정갈하게 작성된 공문서를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감성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위의 표에 있는 내용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면? 유용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바로 위의 표 안의 내용이 아름답다고? 그러면 공문서의 가독성에 매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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